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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IBM과 MS-DOS, 협력과 경쟁의 역사

by 럭키영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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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과 경쟁의 역사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1980년대 초반 컴퓨터 산업의 판도를 바꾼 중요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IBM은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IBM PC)에 사용할 운영체제가 필요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위해 MS-DOS를 제공했습니다. 이 협력은 컴퓨터 시장을 급격히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두 기업 간의 경쟁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과정, 갈등의 시작, 그리고 결국 두 기업이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IBM과 MS의 협력: PC 혁명의 시작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은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IBM은 자체적으로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대신, 외부 업체에서 소프트웨어를 공급받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MS-DOS의 탄생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BASIC 인터프리터를 제공하는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였지만, IBM은 운영체제 개발을 맡길 파트너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택했습니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적으로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애틀 컴퓨터 프로덕츠(SCP)로부터 86-DOS(QDOS: Quick and Dirty Operating System)를 인수하여 개량했고, 이를 MS-DOS로 명명했습니다.

IBM PC 출시와 MS-DOS의 표준화

1981년, IBM은 IBM PC 5150을 출시했고, 여기에 MS-DOS가 기본 운영체제로 탑재되었습니다. IBM PC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MS-DOS 역시 운영체제 시장에서 표준이 되었습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은 PC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IBM에 MS-DOS의 독점권을 주지 않고, 다른 PC 제조업체들에게도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정이 결국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게 됩니다.

IBM과 MS의 경쟁: 운영체제 주도권 다툼

IBM은 자신들이 설계한 PC가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 믿었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클론 PC의 등장과 MS-DOS의 확산

IBM이 공개한 PC 아키텍처(하드웨어 설계)는 표준화되었지만, BIOS(기본 입출력 시스템)는 독점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기업들이 IBM BIOS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하여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클론 PC(호환 PC)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MS-DOS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DOS를 IBM 독점이 아닌 라이선스 형태로 다른 PC 제조업체에도 판매하면서, 결과적으로 IBM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IBM의 반격: OS/2 개발

IBM은 MS-DOS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운영체제인 OS/2를 개발하기 위해 다시 한번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게 됩니다.

1985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는 OS/2 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OS/2는 더 강력한 기능과 GUI 환경을 제공하는 차세대 운영체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협력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MS의 독자 노선: 윈도 개발

마이크로소프트는 IBM과의 협력 속에서도 독자적인 그래픽 기반 운영체제인 '윈도'를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1985년 윈도 1.0이 출시되었고, 이후 1990년 윈도 3.0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MS는 OS/2 대신 윈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IBM은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없이 OS/2를 개발했지만, 윈도 95의 등장으로 OS/2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결국 갈라진 IBM과 MS의 길

IBM의 PC 시장 철수

IBM은 PC 시장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면서, IBM의 PC 사업은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05년, IBM은 PC 사업을 레노버(Lenovo)에 매각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MS의 승리와 시장 지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를 통해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으며, 이후에도 윈도 95, 윈도 XP, 윈도 10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글로벌 IT 업계를 주도하게 됩니다.

IBM과의 협력으로 시작된 MS-DOS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자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발판이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그리고 완전히 다른 길을 가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결론: 협력에서 경쟁으로 변한 IBM과 MS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는 초기에는 협력적이었지만, 결국 경쟁으로 변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IBM은 하드웨어 중심, MS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략을 선택하면서 점차 방향성이 달라졌습니다.
  • MS-DOS의 라이선스 전략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체제 시장의 강자로 만들었고, IBM의 입지는 줄어들었습니다.
  • OS/2 vs 윈도의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승리하면서, IBM은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밀려났습니다.
  • 결국 IBM은 PC 시장을 포기하고 레노버에 매각,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늘날에도 IBM은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와 클라우드 중심의 기업으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없이는 오늘날의 PC 시장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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